19:1 이것을 보고 사람들은 모두 "저 사람이 죄인의 집에 들어가 묵는구나!" 하며 못마땅해 하였다.
19:2 그러나 자캐오는 일어서서 "주님, 저는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렵니다. 그리고 제가 남을 속여먹은 것이 있다면 그 네 갑절은 갚아주겠습니다." 하고 말씀 드렸다.
19:3 예수께서 자캐오를 보시며 "오늘 이 집은 구원을 얻었다.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다.
19:4 사람의 아들은 잃은 사람들을 찾아 구원하러 온 것이다." 하고 말씀하셨다.
19:5 이 말씀을 듣고 있던 사람들은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가까이 오신 것을 보고 하느님의 나라가 당장에 나타날 줄 알고 있었다. 그래서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또 비유 하나를 들려주셨다.
19:6 "한 귀족이 왕위를 받아오려고 먼 길을 떠나게 되었다.
19:7 그래서 그는 종 열 사람을 불러 금화 한 개씩을 나누어주면서 '내가 돌아올 때까지 이 돈을 가지고 장사를 해보아라.' 하고 일렀다.
19:8 그런데 그의 백성들은 그를 미워하고 있었으므로 그들의 대표를 뒤따라 보내어 '우리는 그자가 우리 왕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.' 하고 진정하게 하였다.
19:9 그 귀족은 왕위를 받아가지고 돌아오자마자 돈을 맡겼던 종들을 불러서 그 동안에 돈을 얼마씩이나 벌었는지를 따져보았다.
19:10 첫째 종이 와서 '주인님, 주인님이 주신 금화 하나를 열 개로 늘렸습니다.' 하고 말하자
19:11 주인은 '잘 했다. 너는 착한 종이로구나. 네가 지극히 작은 일에 충성을 다했으니 나는 너에게 열 고을을 다스리게 하겠다.' 하며 칭찬하였다.
19:12 둘째 종이 와서 '주인님, 주인님이 주신 금화 하나로 금화 다섯을 벌었습니다.' 하고 말하자
19:13 주인은 '너에게는 다섯 고을을 맡기겠다.' 하였다.
19:14 그런데 그 다음에 온 종의 말은 이러하였다. '주인님, 주인님이 주신 금화가 여기 그대로 있습니다. 저는 이것을 수건에 싸두었습니다.
19:15 주인님은 지독한 분이라 맡기지도 않은 것을 찾아가고 심지도 않은 데서 거두시기에 저는 무서워서 이렇게 하였습니다.'
19:16 이 말을 들은 주인은 '이 몹쓸 종아, 나는 바로 네 입에서 나온 말로 너를 벌주겠다. 내가 맡기지도 않은 것을 찾아가고 심지도 않은 것을 거두는 지독한 사람으로 알고 있었단 말이지?
19:17 그렇다면 너는 왜 내 돈을 돈 쓰는 사람에게 꾸어주지 않았느냐? 그랬으면 내가 돌아와서 이자까지 붙여서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?' 하며 호통을 친 다음
19:18 그 자리에 서 있던 사람들에게 '저자에게서 금화를 빼앗아 금화 열 개를 가진 사람에게 주어라.' 하고 일렀다.
19:19 사람들이 '주인님, 그 사람은 금화를 열 개나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?' 하고 말하자
19:20 주인은 '잘 들어라. 누구든지 있는 사람은 더 받겠고 없는 사람은 있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.
19:21 그리고 내가 왕이 되는 것을 반대하던 내 원수들은 여기 끌어내다가 내 앞에서 죽여라.' 하고 말하였다."
19:22 예수께서 이 말씀을 마치시고 앞장서서 예루살렘을 향하여 길을 떠나셨다.
19:23 올리브 산 중턱에 있는 벳파게와 베다니아 가까이에 이르렀을 때 예수께서는 두 제자를 앞질러 보내시며
19:24 이렇게 말씀하셨다. "맞은편 마을로 가라. 거기에 가보면 아무도 탄 적이 없는 어린 나귀 한 마리가 매여 있을 터이니 그 나귀를 풀어오너라.
19:25 혹시 누가 왜 남의 나귀를 푸느냐고 묻거든 '주께서 쓰시겠답니다.' 하고 대답하여라."
19:26 그들이 가보니 과연 모든 것이 예수께서 말씀하신 대로였다.
19:27 그래서 나귀를 풀었더니 나귀 주인이 나타나서 "아니, 왜 나귀를 풀어가오?" 하고 물었다.
19:28 "주께서 쓰시겠답니다." 그들은 이렇게 대답하고
19:29 나귀를 끌고 와서 나귀에 자기들의 겉옷을 얹고 예수를 그 위에 모셨다.
19:30 예수께서 앞으로 나아가시자 사람들이 겉옷을 벗어 길에 펴놓았다.
19:31 예수께서 올리브 산 내리막길에 이르렀을 때 수많은 제자들은 자기들이 본 모든 기적에 대하여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소리 높여 하느님을 찬양하였다.
19:32 "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임금이여, 찬미받으소서. 하늘에는 평화, 하느님께 영광!"
19:33 그러자 군중 속에 끼여 있던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"선생님, 제자들이 저러는데 왜 꾸짖지 않으십니까?" 하고 말하였다.
19:34 그러나 예수께서는 "잘 들어라. 그들이 입을 다물면 돌들이 소리지를 것이다." 하고 대답하셨다.
19:35 예수께서 예루살렘 가까이 이르러 그 도시를 내려다보시고 눈물을 흘리시며
19:36 한탄하셨다. "오늘 네가 평화의 길을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! 그러나 너는 그 길을 보지 못하는구나.
19:37 이제 네 원수들이 돌아가며 진을 쳐서 너를 에워싸고 사방에서 쳐들어와
19:38 너를 쳐부수고 너의 성안에 사는 백성을 모조리 짓밟아버릴 것이다. 그리고 네 성안에 있는 돌은 어느 하나도 제자리에 얹혀 있지 못할 것이다. 너는 하느님께서 구원하러 오신 때를 알지 못하였기 때문이다."
19:39 예수께서 성전 뜰 안으로 들어가 상인들을 쫓아내시며
19:40 "성서에 '1)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다.'라고 기록되어 있지 않으냐? 그런데 너희는 성전을 '2)강도들의 소굴'로 만들었다." 하고 나무라셨다.이사 56:7.예레 7:11.
19:41 예수께서는 날마다 성전에서 가르치셨는데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과 백성의 지도자들은 예수를 잡아죽일 궁리를 하고 있었다.
19:42 그러나 백성들이 모두 예수의 말씀을 듣느라고 그 곁을 떠나지 않았기 때문에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.
19:43 어느 날 예수께서 성전에서 사람들을 가르치시며 복음을 전하고 계실 때에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이 원로들과 함께 와서
19:44 "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그런 일들을 합니까? 누가 그런 권한을 주었습니까? 말해 보시오." 하고 따졌다.
19:45 예수께서 "그러면 나도 한 가지 물어보겠다. 어디 대답해 보아라.
19:46 요한이 세례를 베푼 것은 그 권한이 하느님에게서 난 것이냐? 사람에게서 난 것이냐?" 하고 반문하시자
19:47 그들은 자기들끼리 "하느님에게서 났다고 하면 왜 요한을 믿지 않았느냐고 할 것이고
19:48 사람에게서 났다고 하면 사람들이 모두 요한을 예언자로 믿고 있으니 우리를 돌로 칠 것이 아니겠소?" 하며 서로 의논한 끝에