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8:1 우리는 석 달 뒤에 그 섬에서 겨울을 난 디오스구로이 호라는 알렉산드리아의 배를 타고 떠나게 되었다.
28:2 우리는 시라쿠사에 들러 사흘 동안 머물렀다가
28:3 그 곳을 떠나 레기움에 도착하였다. 이튿날 우리는 남풍을 타고 이틀 만에 보디올리에 닿아
28:4 거기서 교우들을 만나게 되었다. 그들의 간청으로 이레 동안 함께 지내다가 우리는 마침내 로마로 갔다.
28:5 로마에 있는 교우들은 우리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1)아피오 광장까지 마중 나온 사람들도 있었고 2)트레스 타베르네라는 동네까지 나온 사람들도 있었다. 그들을 본 바울로는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고 용기를 얻었다.아피오 광장은 로마에서 약 69킬로미터 떨어진 광장이다.트레스 타베르네는 아피아 가도에 있는 '세 주막'이라는 뜻으로, 로마에서 약 53킬로미터 떨어진 곳이다.
28:6 우리가 로마에 들어갔을 때에 바울로는 경비병 한 사람의 감시를 받으면서 따로 지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.
28:7 사흘 뒤에 바울로는 그 곳 유다인 지도자들을 불렀다. 그들이 모였을 때에 바울로는 이렇게 말하였다. "형제 여러분, 나는 우리 겨레에 대해서나 조상들이 전해 준 관습에 대해서 거스르는 일을 한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. 그런데 나는 예루살렘에서 붙잡혀 로마 사람들의 손에 넘어갔습니다.
28:8 로마 사람들은 나를 심문했지만 사형에 처할 만한 죄상이 없다는 것을 알고 나를 놓아주려고 했습니다.
28:9 그러나 유다인들이 반대하는 바람에 나는 하는 수 없이 카이사르에게 상소한 것입니다. 그렇다고 해서 내가 내 동포를 고발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었습니다.
28:10 그래서 나는 여러분을 뵙고 말씀 드리려고 오시라고 한 것입니다. 내가 지금 이 쇠사슬에 묶여 있는 것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희망해 온 그리스도 때문입니다."
28:11 유다인 지도자들은 바울로에게 이렇게 말하였다. "우리는 아직 유다에서 당신에 관한 편지를 받은 일도 없고 또 형제들 가운데서 이 곳에 찾아와 당신의 소식을 전하거나 당신을 헐뜯는 사람도 없었습니다.
28:12 그렇지만 당신의 종파가 어디서나 사람들의 반대를 받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당신의 생각을 직접 들어보고 싶습니다."
28:13 그들은 날을 정해 두었다가 그 날이 되자 여럿이 바울로의 숙소로 찾아왔다. 바울로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들에게 하느님 나라를 설명하고 증언하였으며 또 모세의 율법과 예언자들의 글을 들어 예수에 관해서 그들을 설득시키려고 노력하였다.
28:14 바울로의 말을 듣고 믿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끝내 믿으려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.
28:15 이렇게 서로 의견을 달리한 채 흩어지려 하자 바울로가 이렇게 한마디 덧붙였다. "성령께서 예언자 이사야를 시켜 당신들의 조상에게 하신 말씀은 지당합니다.
28:16 들어보십시오. '3)이 백성에게 가서 말하여라. 너희가 듣고 또 들어도 알아듣지 못하고 보고 또 보아도 알아보지 못함은 이사 6:9-10.
28:17 이 백성이 마음의 문을 닫고 귀를 막고 눈을 감은 탓이니, 그렇지 않았더라면 그들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게 되고 마음으로 깨달아 돌아서서 마침내 나한테 온전하게 고침을 받으리라.' 하시지 않았습니까?
28:18 4)그러니 하느님의 이 구원의 말씀이 이방인들에게로 돌아가게 되었다는 것을 여러분은 알아야 합니다. 이방인들은 이 구원의 말씀을 들을 것입니다."5)칠십인역 시편 66:3(67:2).어떤 사본에는 29절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. "바울로의 말을 듣고 유다인들은 서로 많은 토론을 하면서 돌아갔다."
28:19 바울로는 셋집을 얻어 거기에서 만 이 년 동안 지내면서 자기를 찾아오는 사람을 모두 맞아들이고
28:20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하느님 나라를 아주 대담하게 선포하며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하여 가르쳤다.
28:21 그리스도 예수의 종, 나 바울로가 이 편지를 씁니다. 나는 사도로 부르심을 받아 하느님의 복음을 전하는 특별한 사명을 띤 사람입니다.
28:22 이 복음은 성서에 있는 바와 같이 일찍이 하느님께서 당신의 예언자들을 통하여 약속하신 것입니다.
28:23 그것은 다름 아닌 하느님의 아들에 관한 소식입니다. 그분은 인성으로 말하면 다윗의 후손으로 태어나신 분이며
28:24 거룩한 신성으로 말하면 죽은 자들 가운데서 부활하심으로써 하느님의 권능을 나타내어 하느님의 아들로 확인되신 분입니다. 그분이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.
28:25 내가 은총으로 사도직을 받은 것도 그분을 통해서였습니다. 이것은 모든 이방인들에게 하느님을 믿고 복종할 것을 가르침으로써 그분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.
28:26 여러분도 그들과 함께 예수 그리스도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.
28:27 하느님께서 사랑하셔서 당신의 거룩한 백성으로 불러주신 로마의 교우 여러분에게 문안 드립니다.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리시는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에게 깃들기를 빕니다.
28:28 나는 먼저 여러분의 믿음이 온 세상에 널리 알려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나의 하느님께 감사 드립니다.
28:29 나는 기도할 때마다 언제나 여러분을 기억하며 여러분을 찾아갈 기회를 하느님께서 나에게 허락해 주시기를 간구하고 있습니다.
28:30 이 사실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하느님께서 잘 알고 계십니다. 그 하느님은 내가 그분의 아들에 관한 복음을 전함으로써 성심껏 섬기고 있는 바로 그분이십니다.
28:31 내가 여러분을 애타게 만나보려는 것은 여러분과 함께 영적인 축복을 나눔으로써 여러분에게 힘을 북돋아주려는 것입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