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9:1 바울로의 몸에 닿았던 수건이나 앞치마를 병자에게 대기만 해도 병이 낫고 악령들이 쫓겨 나갔다.
19:2 그런데 마귀를 쫓아낸다고 떠돌아다니는 몇몇 유다인들까지도 마귀 들린 사람들을 향해서 "바울로가 전하는 예수의 이름으로 명령한다." 하면서 주 예수의 이름을 불러 마귀를 쫓아내려고 해보았다.
19:3 스큐아라는 유다인 대사제의 아들 일곱 형제도 이런 일을 하고 있었다.
19:4 그 때 마귀 들린 사람이 "나는 예수도 알고 바울로도 잘 아는데 도대체 너희들은 누구냐?" 하면서
19:5 덤벼들어 그들을 모조리 때려눕혔다. 그들은 상처투성이가 되어 알몸으로 그 집에서 도망쳤다.
19:6 이 소문이 에페소에 사는 모든 유다인과 이방인들에게 퍼지자 그들은 모두 두려워하며 주 예수의 이름을 찬양하였다.
19:7 그리고 많은 신도들이 와서 자기들이 한 일을 숨김없이 자백하였다.
19:8 또 많은 마술쟁이들은 마술책을 모두 가지고 나와 모든 사람들 앞에서 불살라 버렸다. 그 책은 값으로 치면 은화로 오만 냥어치나 되었다.
19:9 이리하여 주의 말씀은 줄기차게 퍼져 나가고 점점 더 세력을 떨쳤다.
19:10 이런 일이 있은 뒤에 바울로는 마케도니아와 아카이아 지방을 거쳐 예루살렘에 돌아가기로 작정하였다. 그리고 "내가 거기에 갔다가 로마에도 가봐야겠다." 하고 혼잣말을 하였다.
19:11 그래서 그는 자기 협조자 중에서 디모테오와 에라스도 두 사람을 마케도니아로 앞서 보내고 자기는 얼마 동안 아시아에 더 눌러 있었다.
19:12 이 무렵에 에페소에서는 그리스도교 때문에 적지 않은 소란이 일어났다.
19:13 데메드리오라는 은장이가 은으로 여신 아르데미스의 신당 모형들을 만들어 직공들에게 큰 돈벌이를 시켜주고 있었는데
19:14 하루는 자기 직공들과 동업자들을 한자리에 불러놓고 이런 말을 하였다. "여러분, 여러분도 알다시피 우리는 이 사업으로 잘 살아왔습니다.
19:15 그런데 그 바울로라는 자가 사람의 손으로 만든 것은 신이 아니라고 하면서 이 에페소에서뿐만 아니라 거의 아시아 전역에서 많은 사람들을 설득하여 마음을 돌려놓았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보고 들었을 것입니다.
19:16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의 사업이 타격을 입게 될 뿐만 아니라 위대한 여신 아르데미스 신당이 괄시를 받게 되고 마침내는 온 아시아와 온 세계가 숭상하는 이 여신의 위신이 땅에 떨어지고 말 터이니 참으로 위험합니다."
19:17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이 격분하여 "에페소의 여신 아르데미스 만세!" 하고 아우성쳤고, 그 소리와 함께
19:18 온 도시가 소란해졌다. 사람들은 바울로의 동행인 마케도니아 사람 가이오와 아리스타르고를 붙들어가지고 떼를 지어 극장으로 몰려갔다.
19:19 그 때 바울로가 그 군중 속으로 뛰어들려고 하였으나 신도들이 그를 말렸다.
19:20 바울로와 가까이 지내던 몇몇 아시아 지방장관들도 전갈을 보내어 바울로더러 극장에 들어가지 말라고 간청하였다.
19:21 극장에 모인 사람들이 저마다 이러니 저러니 하고 떠드는 바람에 장내는 온통 뒤범벅이 되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모여들었는지조차 알지 못하였다.
19:22 그 때 유다인들이 알렉산더라는 사람을 앞으로 밀어내자 군중 가운데서 몇 사람이 그를 끌어내 세웠다. 그래서 알렉산더가 군중들에게 조용히 해달라고 손짓을 하며 자기를 변명하려고 하였다.
19:23 그러나 군중들은 그가 유다인인 것을 알고는 큰소리로 일제히 "에페소의 여신 아르데미스 만세!" 하고 두 시간 동안이나 외쳤다.
19:24 드디어 에페소 시장이 군중을 진정시키고 나서 이렇게 말하였다. "에페소 시민 여러분, 이 에페소 시가 위대한 여신 아르데미스의 신당과 제우스 신의 아들을 숭배하는 도시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.
19:25 이것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니 여러분은 진정하고 절대로 경솔한 행동을 하지 마십시오.
19:26 여러분이 끌고 온 이 사람들은 우리 신당의 물건을 훔친 일도 없고 우리 여신을 모독한 일도 없습니다.
19:27 데메드리오와 그의 직공들이 누구를 걸어서 고소할 일이 있다면 법정이 열리는 날도 있고 지방장관들도 있으니 당사자들이 직접 법에 호소하시오.
19:28 만일 여러분이 이보다 더한 문제가 있거든 합법적인 집회에서 해결짓도록 하시오.
19:29 우리는 오늘의 사건 때문에 소요죄로 몰릴 위험이 있습니다. 오늘 여러분이 피운 소동은 불법이니 만일 그것이 문제가 된다면 해명할 길이 없을 것입니다."
19:30 이렇게 말하고 그는 군중을 해산시켰다.
19:31 그 소동이 가라앉은 뒤에 바울로는 신도들을 불러 격려한 다음, 작별 인사를 하고 그 곳을 떠나 마케도니아로 갔다.
19:32 바울로는 지나는 길에 그 지방의 교우들을 만나 여러 가지로 격려하고 그리스로 갔다.
19:33 거기에서 석 달을 지낸 뒤에 배를 타고 시리아로 건너가려고 하였으나 자기를 해치려는 유다인들의 음모를 알아채고 다시 마케도니아를 거쳐 본국으로 돌아가기로 작정하였다.
19:34 그와 동행한 사람은 베레아 사람 비로의 아들 소바드로와 데살로니카 사람 아리스다르코와 세군도, 데르베 사람 가이오와 디모테오, 아시아 사람 디키고와 드로피모 등이었다.
19:35 그들은 트로아스에 먼저 가서 우리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고
19:36 우리는 무교절이 지난 뒤에 필립비를 떠나 배를 타고 닷새 후에 트로아스에 이르러 그들을 만나 거기에서 이레 동안 같이 지냈다.
19:37 안식일 다음 날, 우리는 주의 만찬을 나누려고 한자리에 모였다. 바울로는 그 이튿날 떠나기로 되어 모인 사람들과 밤이 깊도록 오래 이야기를 나누었다.
19:38 우리가 모여 있던 위층 방에는 등불이 많이 켜져 있었다.
19:39 그 때 유디코라는 청년이 창문에 걸터앉아 있었는데 바울로의 이야기가 너무 오래 계속되자 졸음을 이기지 못하여 마침내 깊이 잠이 들었다가 그만 삼층에서 땅으로 떨어졌다. 사람들이 일으켜보니 그는 이미 죽어 있었다.
19:40 바울로가 내려가서 그 청년을 부둥켜 안고 사람들에게 "걱정하지 마시오. 아직 살아 있소." 하고 말하였다.